【월드경제신문 이영란 기자】 한국지엠이 올 상반기 출시할 예정인 신차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이하 신형 트랙스)의 가격에 관심이 쏠린다. 경쟁이 치열한 소형 SUV 시장에서 신형 트랙스가 강력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승부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랙스는 지난 2013년 국내 소형 SUV 시장을 개척한 모델이다. 트랙스 이후 르노코리아(구 르노삼성) QM3, 쌍용차 티볼리, 르노코리아 XM3, 현대차 코나, 기아 니로·스토닉·셀토스 등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소형 SUV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소형 SUV는 트랙스 출시 이후 생애첫차 구매자를 겨냥한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차종 다양화에 SUV 대세까지 가세하면서 매년 급증했다. 소형 SUV 시장규모는 2013년까지는 연간 1만대 수준에서 2014년 3만2000여대, 2015년 8만7000여대로 증가했다.

2016년에는 하이브리드 모델인 기아차 니로까지 가세하면서 판매대수가 10만대를 돌파했다. 2017년에 현대차 코나, 기아 스토닉이 합류하면서 14만359대가 팔렸다. 불과 4년 만에 15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2020년에는 20만대를 넘어서는 전성기를 달렸다.

소형 SUV 원조 격인 트랙스는 전성기를 누리지 못하고 막강한 경쟁차종에 밀려 단종되는 굴욕을 겪었다.

아직 출시 일정도 정확히 잡히지 않은 신형 트랙스지만 연초 투입하여 지난 굴욕을 극복하며, 된 현대차 디 올 뉴 코나, 지난해 부분변경으로 돌아온 기아 더 뉴 셀토스 등과 가격 경쟁력 및 상품성 등이 비교되며 관심이 모이고 있다.

‘2800만원’ 설이 나온 배경으로 업계에서는 GM의 북미 내 차량 가격 정책을 꼽는다. 지난해 말 GM은 ‘2024 트랙스’ 출시 소식을 알리며 미국 판매 가격으로 2만1495~2만4995달러(한화 약 2660만~3090만원)라고 발표했다. 신형 트랙스의 가격이 동급 SUV인 트레일블레이저(2만4198~3만498달러)보다 낮게 책정돼 업계 주목을 받았다.

트레일블레이저의 국내 가격은 2571만~2895만원이다. GM이 한국에서도 미국과 유사한 가격 전략을 채택할 경우 신형 트랙스의 최상위 트림 가격이 2800만원대로 책정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신형 트랙스에서 시장 예상대로 가격표가 붙을 경우 한국지엠의 역대 라인업 중 가장 강력한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현대차가 올해 초 출시한 디 올 뉴 코나의 가격은 2468만~3155만원, 선택품목을 모두 선택한 ‘풀옵션’의 가격은 3732만원까지 치솟는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더 뉴 셀토스의 가격은 2160만~2685만원, 풀옵션 가격은 3293만원이다.

신형 트랙스의 가격과 관련 한국지엠의 공식 입장은 아직 ‘정해진 바 없음’이다. 지난 30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회사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정정윤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아직 가격 측면에서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아직 출시까지 몇 개월 더 남았다. 정확한 가격 정보는 출시 시점에 전달 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완전변경으로 돌아온 트랙스는 지난해 새 단장을 마친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생산된다. 그간 ‘글로벌 신형 CUV’로 통용되며 내수 회복과 수출물량 확대 등 사내 기대를 한 몸에 받아왔다. 길이 4537㎜ 등 트레일블레이저보다 큰 덩치에 최고출력 137마력 등의 성능을 갖춘 3기통 1.2ℓ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이 탑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