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로(大路)보다 생활도로에서 이동성·쾌적성·안전성이 다소 미흡
충분한 보행공간·신호시간 확보한 도로, 보차분리 도로에서 사고율 낮아
지자체에서 적극 개선할 수 있도록 관련기준 개정 등 지속 추진

【월드경제신문 김용환 기자】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오는 13일 전국 단위로 실시한 '2022년도 국가 보행교통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국가 보행교통 실태조사는 '지속가능 교통물류 발전법'에 따라 보행교통을 개선하기 위해 보행 여건을 조사한 것으로, 보행의 이동성·쾌적성·안전성 3개 분야에서 15개 지표를 조사했다.

국가 보행교통 실태조사 개요는 조사결과를 전체적으로 보면 대로에서는 전반적으로 보행환경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일부 생활도로에서는 보도가 미설치되거나 보도폭이 협소해 보행환경이 미흡하고 보행 만족도도 다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충분한 보행공간과 신호시간을 확보하는 경우에는 보행자 교통사고 위험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12일 국토부에 따르면 보행 이동성는 유효보도폭은 대부분의 대로의 경우 기준을 충족했으나, 생활도로의 경우 약 34%가 유효보도폭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행용량 측면에서는 대로 및 생활도로 모두 기준(106인/분/m)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횡단 대기시간은 대로와 생활도로 주거지역에서는 각각 50초 수준이며, 생활도로 상업지역에서는 36초로 나타났다. 보행 경로가 연결되지 않고 단절된 사례도 다수 나타났는데, 이 경우 갑작스러운 보행공간의 부재로 인해 보행 이동에 제약이 발생하고 보행사고 위험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보도가 아파트 단지내로 편입되면서 횡단보도 횡단 이후 보행경로 단절 △좁은 보도위에 버스정류장 및 불법적치물로 인해 보행자가 차도도 밀려나는 경우 △대로와 생활도로가 연결되는 접속구간에서 횡단보도 미설치 △건물 출입구가 차도로만 연결된 경우 △자동차 전용도로로만 설치되어 보행으로는 공원시설 진입이 어려운 사례 등이다.

앞으로는 △생활도로를 중심으로 최소한의 보도폭을 확보하도록 하고 보도 단절구간에서는 고원식 횡단보도 또는 보도블럭을 활용해 보도를 연결하고, 보행으로 진입이 어려운 구간은 보도 또는 자동차 진입억제용 말뚝을 설치해 보행자가 통행할 수 있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보도 노면상태 및 관리상태, 대중교통정보 제공 지표는 대부분의 대로와 생활도로에서 보통 3점 이상이나, 보행환경의 쾌적성, 보도폭원, 보행위협 지표는 생활도로에서 불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행환경 쾌적성 만족도 측면에서는 생활도로에서 보행공간의 소음 및 매연, 보도 위 가로수 및 버스정류장으로 인한 협소한 보행공간에 대해 특히 주거지역 2.9점, 상업지역 2.8점 불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도폭원 및 보행위협 만족도 측면에서는 생활도로에서 이륜차 등 불법 주·정차와 적치물로 인해 실질적인 보도폭이 좁아지면서 보행 시 위협 주거 2.5점, 상업 2.5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는 쾌적한 보행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보행환경이 미흡한 생활도로를 중심으로 불법 주·정차와 이륜차 보도이용을 철저히 단속하고, 보행공간 주변의 불법 적치물 정비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보행 안전성으로는 대로에 비해 생활도로에서 보행 안전성 측면이 전반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로의 경우 건물 출입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보도를 설치해 보도설치율이 83%이나, 생활도로는 보도가 설치되거나 차단봉으로 보도와 차도가 보차분리된 경우가 67%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행자 녹색신호시간은 횡단보도의 보행속도를 1m/s로 적용할 경우 대로와 생활도로 모두 녹색신호 시간이 적정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보행약자의 통행이 많은 경우에 0.7m/s의 기준을 적용한다면 생활도로 주거지역만 강화된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생활도로 상업지역과 대로는 녹색시간이 다소 부족했다.

앞으로는 생활도로에서는 보도와 차도를 분리하는 방안을 지속 추진해 나가고, 생활도로 상업지역과 대로는 보행약자를 고려하여 녹색신호시간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보행공간과 교통사고 발생의 상관성을 비교 분석한 결과, 보도가 기준 폭 2.0m 미만인 경우와 보차혼용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대로에서 유효보도폭이 기준 폭 2.0m 미만인 경우 1km당 교통사고가 2.99건 발생하여, 2.0m 기준 폭 이상 1.82건인 경우보다 교통사고가 64.2%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생활도로에서 보차혼용 도로는 1km당 8.72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보차분리 도로 5.68건보다 교통사고가 53.5% 많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도 보행자 우선통행 의무를 부여하는 ‘보행자 우선도로’를 지정하거나, 자동차 진입억제용 말뚝·주황색 실선·노면 표시를 통해 보도와 차도를 분리하여 보행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보행 신호시간과 교통사고의 상관성에 대해서 비교 분석한 결과, 보행속도 기준이 녹색신호가 짧은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보행속도 기준이 1m/s 이상인 곳에서는 교통사고가 0.53건 발생해, 1m/s 미만 0.41건인 경우보다 교통사고가 29.2%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는 횡단보도 길이와 보행속도를 고려해 전체 신호주기를 단축하거나 보행신호를 2회 부여하는 방식 등으로 보행 대기시간을 줄여 신호 운영을 차량 중심에서 보행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윤진환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관은 “모빌리티 시대를 맞아 다양한 교통수단의 연계 강화를 위해 보행교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보행 안전에 상당한 위협이 있는 경우는 지자체 등 도로관리청에서 적극 개선할 수 있도록 보행자 도로 지침 등에 반영하고, 보행자 이동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관할 교통행정기관에 미흡한 사항의 개선을 적극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