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 이영란 기자] '국내 최초의 1000만대 생산 판매 기록한 모델' , '생산모델 10대 중 7대는 해외시장에서 판매된 글로벌 베스트셀링카'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위의 설명만 듣고도 떠오르는 모델이 있을 것이다. 바로 아반떼의 지난 발자취이자 대표기록이다.

1990년 10월 1세대 아반떼 모델이 첫 선을 보인 후 지난 2014년 10월 27일 글로벌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돌파하기까지 아반떼의 인기는 곧 현대자동차의 부흥의 상징과 같았다.

당시 기록은 아반떼를 생산한 24년간 연평균 42만대, 매일 1100대 이상을 꾸준히 팔아야 가능한 기록들이다. 국내시장에서는 260여만대, 해외 177개국 시장에서는 740여만대가 판매됐다고 하니 국내에서의 폭발적인 인기에 버금가도록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보인 모델임에는 틀림없다.

모델별로는 1세대 94만8263대를 시작으로 2세대 모델은 123만7599대를 기록했다. 3세대에는 282만7888대를 팔았고 4세대와 5세대는 각각 252만487대5세대, 247만795대의 판매량을 보였다. 현재 아반떼는 7세대 모델이 2020년 4월에 출시했으니 더 많은 판매가 이뤄지며 연일 국내 최고의 기록을 갱신 중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세단 현대자동차 아반떼, 월드경제신문에서 아반떼 모델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알아본다. 글로벌 시장에서 1000만대 이상 판매된 차량은 도요타 코롤라, 폭스바겐 골프·비틀, 혼다 시빅, 포드 포커스 등 10여개 모델이 전부다. 아반떼 1000만대 생산 기록이 가지는 의미와 상징성은 경쟁브랜드의 모델리스토도 짐작이 갈 것이다.

그런데 아반떼의 이름은 하나가 아니다. 그 이유는 국내에서 처음 출시할 때에는 준중형세단인 ‘엘란트라(ELANTRA)’로 출시해 1995년까지 국내에서 판매되었고, 해외에서는 아반떼라는 이름이 아니라 엘란트라라는 이름으로 수출됐다.

엘란트라(1세대 아반떼)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고성능의 안전한 차’로 이미지를 쌓으며 1992년에는 준중형시장의 56%를 장악하고 1993년에는 전체 승용차 판매대수의 31%를 차지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다.

2세대 아반떼는 기존의 엘란트라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를 단행한다. 당시로서는 미래지향적인 유선형 스타일과 고강성 차체를 적용해 국내시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스타일과 안전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다. 당시의 인기는 출시 5일만에 1만대 판매기록을 보인 최초의 모델이기도 하다.

아반떼의 인기와 함께 2세대 모델에는 현대차의 순수 독자기술로 개발한 환경 보호 엔진인 1.8 베타 DOHC 엔진, 1.5 알파 DOHC 엔진이 탑재돼 의미를 더했다. 당시 국산차의 신모델은 수입자동차 브랜드의 핵심기술인 엔진을 중심으로 차체 디자인만 바꿔 출시하던 시기임을 고려할 때 자동차의 핵심부품인 엔진까지 개발해 탑재한 아반떼는 국민들의 자존심과 같은 모델였다.

아벤떼 의미가 스페인어로 ′전진, 발전, 앞으로′라는 뜻을 가지는데 현대자동차 내부에서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세계 무대로의 전진, 신기술의 발전, 현대자동차의 미래(앞으로)라는 의미를 가졌다고 하니 아반떼가 가지는 브랜드에서의 입지는 외부에서 보는 이상의 의미를 모델였다.

2000년 3세대 아반떼 XD 모델은 기존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꿈꾼 모델였다. 특히, ‘XD’는 엑설런트 드라이빙(eXcellent Driving)의 약자로 기존의 아반떼보다 더욱 강력한 퍼포먼스로 편안한 세단을 꿈꾸는 준중형 세그먼트 세단였다.

당시 아반떼 XD 모델은 그랜저 XG 디자인과 패밀리룩이라고 느낄 정도의 유사한 스타일로 ‘리틀 그랜저’라고 불렸는데, 쏘나타와 그랜저에 적용되었던 최신 기술과 안전 장치가 적용되며 별명을 뛰어넘는 모델로 탄생했다.

6년만에 풀체인지한 4세대 아반떼 HD 모델은 ‘하이 터치 다이나믹 세단(Hi-touched Dynamic Sedan)’이라는 제품 콘셉트를 바탕으로 △신형 플랫폼 및 신개발 감마 엔진 탑재 △세계 자동차 디자인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내∙외장 스타일 △첨단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안전/편의사양 등 최고의 제품 경쟁력을 갖췄다.

당시 글로벌 자동차 모델들의 디자인 트렌드가 풍부한 볼륨감과 다이나믹한 옆라인이 특징였는데 아반떼 HD는 트렌드를 잘 따르는 모델였다. 특히, 디자인적인 비율을 맞추기 위해 아반떼의 크기가 조금씩 커지기 시작한 시기도 아반떼 HD 모델부터이다.

2010년의 5세대 아반떼MD는 기존의 퍼포먼스를 강조한 디자인에서 유연함을 강조하는 스타일로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조형 미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쳐(Fluidic Sculpture)’를 구축하게 된다. 스타일면에서는 볼륨감 있던 라인을 세련되고 날렵함을 강조하기 위해서 다시 직선 중심의 라인이 그려졌다.

여기에 고성능 고연비 친환경성을 구현한 최첨단 감마 1.6 GDi 엔진을 동급 최초로 탑재해 최고출력 140마력(ps), 최대토크 17.0kg.m로 중형차 수준의 동력 성능을 확보한다. 특히 기존 4단 변속기를 6단 자동변속기로 대체해 보다 다이나믹한 변속감 및 주행성능을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며, 최적 설계를 통해 변속 효율을 증대시켜 최고의 연비를 구현했다.

2015년 6세대 아반떼AD 모델은 현대자동차의 신기술을 집약한 모델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베스트셀링카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고민한 모델였다.

6세대에 걸쳐 아반떼가 가지고 있던 글로벌 이미지는 ‘좋은 차. 그리고 부담 없는 (가격의) 자동차’였는데, 아반떼 AD 모델은 디자인, 주행성능, 안전성 등 자동차의 기본기에 충실한 모델을 넘어 고객들이 경험하고 싶어하는 모델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많은 변화를 준 모델이다.

이를 위해서 내놓은 슬로건이 ‘기본기 혁신’인데 △역동적이면서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운전자 편의를 극대화한 인간공학적 설계 △동력성능, 안전성, 승차감 및 핸들링(R&H), 정숙성(N.V.H), 내구성 등 5대 기본성능 강화 △차급을 뛰어넘는 안전 및 편의사양 적용 등을 통해 현대자동차의 미래 차량개발의 방향성을 표현했다.

이런 변화는 2018년 9월 페이스리프트 모델 때에도 적용되었는데, 국내 소비자들은 디자인이 앞서가다 못 해 상식의 틀을 이탈했다는 표현을 할 정도로 판매 부진을 겪는다.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아반떼의 이미지는 선도적인 이미지가 아닌 무난과 혁신 사이에서 안전성을 고려한 모델였기 때문이다.

이런 소비자들의 이야기를 반영한 디자인이 2020년 출시한 7세대 올 뉴 아반떼 모델에는 다수 적용되며 현대자동차 글로벌 베스트셀링카 모델로 재탄생했다. 7세대 모델의 특징은 혁신적이고 스포티한 디자인 완성, 3세대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기본기 향상, 차급을 뛰어넘는 최첨단 안전 편의사양 탑재 등 파격보다는 안전성을 추구했다.

외장 디자인은 보는 각도에 따라 빛이 반사되어 색깔이 변하는 입체적인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 그릴’과 헤드램프, 강인한 범퍼가 조화를 이룬 스포티한 전면부가 돋보인다. 차량 전체를 관통하는 강렬한 캐릭터라인이 돋보이는 측면부, 날렵해진 트렁크에 현대의 H 로고를 형상화한 ‘H-테일램프’가 인상적인 후면부 도 독창적인 디자인을 뽐낸다.

내장 디자인은 비행기 조종석처럼 도어에서 크래시 패드와 콘솔까지 감싸는 낮고 넓은 라인으로 운전자 중심 구조를 완성한 것이 특징이다. 10.25인치 클러스터와 10.25 인치 내장 네비게이션이 통합된 형태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는 차급을 뛰어넘는 고급스러움을 완성했고, 내비게이션 화면이 운전자 쪽으로 10도 기울어져 조작하기 편하며, 완성도 높은 몰입감을 제공한다.

여기에 현대차 최초로 ‘올 뉴 아반떼’에 적용된 ‘현대 카페이(CarPay, In-Car Payment)’는 SK에너지, 파킹클라우드 등의 제휴된 주유소, 주차장에서 비용을 지불할 때, 내비게이션 화면을 통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집, 회사 등 등록된 목적지로 이동 시 차량 위치를 가족, 지인들과 자동으로 공유하는 ‘내 차 위치 공유’, 목적지 인근 주차 후 실제 목적지까지의 경로를 스마트폰 앱에서 AR로 안내 받을 수 있는 ‘최종 목적지 안내’, 대리주차 시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차량의 이동 시간과 현재 위치까지 파악 가능한 ‘발레모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차량 출입, 시동이 가능한 ‘현대 디지털 키’도 주요 편의 사양이다.

현대 아반떼의 진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물론 현재 국내 자동차시장이 준중형세단에서 준대형세단으로 차체 크기에 대한 선호도가 바뀌고 있지만 아반떼는 현대자동차의 주력모델로서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시장에서 스테디셀러 이상의 가치를 뽐낼 것이다.

다음 세대 아반떼는 어떤 특징을 가지는 모델로 진화할 지 5년 뒤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