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 이영란 기자] '주객전도(主客顚倒)' 문제의 핵심보다는 가십거리 등 주변부에 초점이 모아져 정작 중요한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못 하는 경우가 있다. 이번 레이노 픽카에서는 주객전도라는 표현이 떠오르는 테슬라 모델 Y에 대해 알아보고 테슬라 모델 Y의 의미를 알아보도록 하겠다.

테슬라 모델 Y는 혁신적인 전기차 테슬라 브랜드에서 디자인과 퍼포먼스를 강조한 로드스터와 세단 스타일의 모델이 아닌 중형 SUV 형태의 보급형 모델로 출시해 그 모델 자체로도 의미를 가지는 모델이다. 특히, 테슬라에서 가장 높은 판매를 기록하는 모델3와 부품을 70~75%가량 공유하고 생산시설도 공유해 프로토타입 공개 후 1년도 지나지 않아 출시해 소비자를 놀라게 한 모델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모델 Y는 테슬라의 보급형 SUV 전기차 모델이라는 의미보다는 출시 전부터 모델Y 가격에만 초점이 맞춰져 관심을 모았다. 그 이유는 정부에서 올해부터 6000만 원 미만의 전기차에는 보조금 전액을, 6000만~9000만 원에는 50% 지원하고 9000만 원 이상 고가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개편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모델 Y의 가격이 6000만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보조금이 50% 지급될 경우 판매가 낮아질 것을 우려하며, 자동차 자체의 성능과 특징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았다.

이런 현상은 가격이 공개된 뒤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테슬라 모델 Y의 스탠다드 레인지의 가격은 5999만 원부터 시작해 1만원 적은 꼼수(?)로 정부의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정부의 보조금을 싹쓸이하는 테슬라라는 관점에서 이야기만 회자됐다. (롱 레인지 모델은 6999만 원부터, 퍼포먼스 모델의 가격은 7999만 원부터로 책정해 보조금 50%를 지원받게 했다.)

이번 시간에는 테슬라 모델Y가 보조금을 전액 받을 수 있는 모델이라는 판매가격 이슈가 아닌 모델Y가 가지는 전기차 특징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알아보겠다.

테슬라 모델Y는 2019년 3월 15일 첫 공개되었고, 2020년 3월 13일 출시됐다. 국내에서는 2021년 2월 12일 출시되었는데, 2월 22일 가장 저렴한 모델이었던 모델 Y 스탠다드 레인지 트림이 전세계적으로 돌연 판매 중단됐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공개한 393km에 부족해 생산을 중단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국내에서는 테슬라 모델 Y(스탠다드 레인지 포함)에 대한 주문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상황이 아이러니하다. 그렇다면 국내 소비자들은 테슬라 모델 Y의 어떤 특장점에 빠져 전기차 모델 Y를 선택하고 있는 것일까?

첫째, 테슬러의 인기모델이자 전기차 베스트셀링 모델인 모델3의 단점을 보완한 전기차가 모델Y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모델3와 차체 플랫폼과 부품 약 70%를 공유하고 있는 모델Y는 모델3가 가지는 특장점을 기본적으로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모델3보다 큰 차체와 높은 전고는 승차감과 착좌감을 향상시켰다.

모델 Y는 전장 4750mm 전폭 1921mm 전고 1624mm 휠베이스 2890mm로 모델 3의 전장 4694mm 전폭 1849mm 전고 1443mm 휠베이스 2875mm와 비교해 확실히 크고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공간의 차이에서 오는 시트 포지션과 레그룸 등의 여유는 운전자와 탑승자에게 장거리 장시간 운전에도 피로감을 줄여준다.

실제 오너들은 천장이 더욱 높아지면서 승하차가 쉬워진 점과 더 넓은 트렁크 공간, 개방감 넘치는 넓은 파노라마 선루프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좋다는 의견을 피력한다.

둘째, 모델3의 단점이라 불렸던 편의장치가 일부 개선되었다. 자동 트렁크 도어 개폐, 뒷좌석 리클라이닝 각도 조절, 비가 들이치지 않도록 트렁크 부분에 두꺼운 실링 처리, 더욱 커진 사이드 미러 등 운행하면서 불편했던 세세한 요소들이 개선된 모델이다.

여기에 15인치 터치스크린에서 차량의 모든 기능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과 USB-C 타입 포트가 있다는 점도 모델3와는 비교되는 장점이다. 특히, 최신 휴대폰 및 전자기기는 USB C타입 포트로 돼 있는데, 모델Y는 앞쪽 중앙콘솔 부분에 1개, 뒷좌석 중앙부에 2개 총 3개의 포트가 있어 사용에 편리하다.

셋째, 테슬라 모델3를 포함한 다른 모델에는 없는 열펌프(히트펌프)가 탑재됐다. 기존의 모델3에 탑재된 저항식 발열장치는 일정 온도 아래에서는 열을 충분히 내지 못해 탑승자가 추위에 떨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모델Y는 열펌프를 장착함으로써 활용 못하고 버려지던 전기에너지로 열을 발생시켜 효율성이 3 배이상 증가됐다고 한다.

전기차의 가장 큰 취약점이 추운 날씨에 연료를 효율적으로 활용 관리 가능하다는 점과 고속충전 시 효율적인 열,냉각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만으로도 모델Y는 기존 테슬라 모델과는 차별화되는 점이다.

넷째, 레이더 히터 (카메라와 레이더부 열선)가 있어 눈이 올 때 오토파일럿 기능 작동이 가능하다. 모델3 오너들의 가장 불만이었던 전면레이더 열선문제는 테슬라의 특화기술인 오토파일럿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과 사고 위험이 존재하는 점에서 개선된 점만으로도 환영을 받고 있다.

여기에 B필러(앞좌석 사이드 유리와 뒷좌석 사이드 유리를 연결하는 기둥)에 위치한 카메라 크기를 작게 만들어 특정 시간대에 햇빛으로 인한 빛 반사를 최소화 시켜 가시성을 향상시켰다.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에서 모델Y의 개선된 사항은 장점으로 꼽힌다.

참고로 안전 관련 내용 중에 모델Y는 전복테스트에서 역대 SUV 중 가장 안전한 SUV 모델로 기록됐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전복테스트에서 전복될 확률이 7.9%로 가장 낮게 나타났고, NHTSA가 시행한 차량 안전도 테스트 모든 범주에서 별 5개의 안전 등급을 획득해 테슬라 모델 중 가장 안전한 모델로 꼽힌다.

다양한 장점을 갖춘 모델Y는 기존 테슬라 모델 중 가장 가심비가 좋은 모델로 평가받으며 전기차 그 중에서도 테슬라를 고민하는 소비자에게는 가장 매력적인 모델이다.

물론 단점도 존재한다. 차체가 커진 만큼 무게도 늘어나면서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짧아지고 퍼포먼스는 조금 낮아졌다. 앞서 말한대로 일론 머스크도 주행거리에 대한 고민으로 스탠다드 레인지 트림 생산을 중단했던 건 아닌 지 추측도 나올 정도로 주행거리는 아쉬운 부분이다.

기존 테슬라 모델과 비교되는 퍼포먼스는 경쟁브랜드와 비교해서는 여전히 앞서는 부분이다. 테슬라 모델Y의 0->100km 가속 시 도달시간은 3.7초이며 최고속도는 241 km/h로 매우 차분해졌다.

테슬라에 대한 기대치를 조금만 낮춘다면 전혀 부족하지 않은 성능임에는 확실하고, 퍼포먼스의 끝을 경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점에서 단점으로 보기에도 어렵다.

제일 아쉬운 부분은 퍼포먼스에서 힘을 빼다보니 트랙모드가 없다는 점이다. 트랙모드에서는 별도의 디스플레이에서 파워트레인의 상황을 보여주며 타이어온도, 브레이크 온도, 배터리 온도, 가속 방향에 대한 데이터를 전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륜과 후륜 사이의 핸들링 파워밸런스 조정이 가능하며 원활한 드리프트를 위한 안전성 조정, 에너지 재생성 비율 조정, AC컴프레서를 고속으로 한 오버 클럭 냉각장치, 랩 상황을 비디오로 저장 가능하는 등 테슬라의 퍼포먼스를 최대한 즐길 수 있는 기능이 빠진 점은 아쉽다.

하지만, 모델Y의 아이덴티티를 이해한다면 테슬라 모델Y는 달리는 모델이 아닌 대중적인 패밀리카 개념의 SUV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어찌보면 트랙모드가 빠진 부분은 당연해 보인다. 

테슬라 모델Y의 특장점을 확인해 본 결과 모델Y는 매력있는 SUV 전기차임은 확실하다. 모델Y가 다양한 이슈를 극복하고 모델3와 같이 글로벌 베스트셀링 전기차로 등극할 수 있을 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