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코로나 감염자가 6~700명대를 넘나들고 있다. 주말에도 코로나 감염자는 줄어들지 않았다. 우려스러울 정도다. 방역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 4차 대유행 우려마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그동안 코로나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우선시해 왔다. 이를 K방역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까지 했다. 그럼에도 코로나 감염자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백신 접종이 원활해 집단면역이 가능해진 나라들 소식이 외신을 타고 속속 전해지고 있다. 외출 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며 환호하는 영상이 뉴스 화면을 장식하는가 하면 해외여행까지 추진한다는 소식마저 들려오고 있다. 이러한 소식은 현재 우리가 처한 현실과 대비돼 국민들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이러한 소식이 전해진 국가들은 대부분 코로나 발생 초기에 감염자 대량 발생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초기의 실패를 거울삼아 백신 확보에 적극 나섰다. 특히 이스라엘은 정보기관까지 나서 백신 확보에 총력전을 펼쳤다. 그 결과가 이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백신 격차는 경제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이 가능해지면 소비가 되살아나고, 이는 생산으로 이어져 경제의 선순환을 촉발하기 때문이다. 반면 백신 접종이 뒤쳐진 나라는 내수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외국과의 교류 또한 쉽지가 않다. 이는 국민들 간에 부익부빈익빈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국가 간에도 부의 격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코로나 백신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백신 확보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다. 정부는 오는 11월까지 집단면역이 가능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이다. 그동안 정부가 들여오겠다고 공언(公言)했던 백신은 도입 시기가 계속 미뤄져 왔다. 언제 들여올지조차 불확실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말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의 스테판 반셀 최고경영자(CEO)와 화상통화를 하고 백신 2000만명분을 확보했으며, 올해 2분기에는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분기가 시작된 지 한참이나 지났지만 모더나 백신 도입 날짜가 언제라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선 백신 도입마저 이 모양이다.

현재까지 도입이 확정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뿐이다. 이것도 18088000회분 정도다. 더군다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희귀 혈전 생성 논란으로 30살 미만은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렇다고 이들에게 접종할 다른 백신 도입 일정이 정해진 것도 아니다. 결국 2분기 백신 접종 계획은 변경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니 정부가 아무리 11월까지는 집단면역이 가능하다고 강조해도 국민들이 믿겠는가. 이제는 러시아, 중국 백신을 도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사태는 정부가 백신 접종이 우선이라는 전문가 지적을 소홀히 한데서 비롯됐다. 정부는 이제라도 백신 확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미일 정상회담을 위한 방미 기간 중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와 전화통화를 통해 14400만회 분량의 화이자 백신을 확보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다음 달이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 이 회담을 코로나 백신 확보를 위한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더 이상 코로나 백신 격차가 커지기 전에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를 되새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