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 說】10년 만에 법정관리 문턱에 선 쌍용차, 미래 위해 지혜 모아야
【社 說】10년 만에 법정관리 문턱에 선 쌍용차, 미래 위해 지혜 모아야
  • 월드경제신문
  • 승인 2021.04.05 13: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월드경제신문서울회생법원이 쌍용자동차에 대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착수했다. 유력 투자자였던 미국의 자동차 유통기업 HAAH오토모티브가 끝내 투자의향서를 내주지 않은 것이 발목을 잡았다. 법원은 채권단 대표인 KDB산업은행 의견을 취합해 빠르면 이번 주 안에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가 지난해 1221일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신청한지 3개월이 넘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쌍용차로서는 10년 만에 다시 법정관리를 받을 처지가 됐다.

사실 쌍용차의 부침(浮沈)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997IMF사태 이후 쌍용그룹의 구조조정이 그 시작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2004년 중국 상하이차에 인수될 때만 하더라도 돌파구가 마련되는 듯 했다. 그러나 판매 부진과 유동성 악화로 결국 2009년 상하이차가 경영권을 포기했다. 이에 반발한 쌍용차는 그해 5월부터 77일 간 평택 공장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그 결과 노조원 64명이 구속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인도 마힌드라 &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되면서 2011년 기업회생절차가 종료돼 오늘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쌍용차는 좀처럼 회생의 기회를 마련하지 못했다. 최근 4년 동안은 연속 적자에 허덕였다. 그 금액이 9000억원에 육박한다. 1분기에는 12627대 판매에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9% 감소한 수치다. 작년말 현재 총자산은 17647억원에 불과해 총부채 18490억원보다 적다. 자본잠식률이 111.8%에 달한다. 이러다보니 IMF사태나 글로벌 금융 위기에 버금갈 정도의 상황이라는 평가마저 나오면서 끝내 벼랑 끝으로 몰렸다.

그렇다고 미래에 대한 비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연내 출시 예정인 전기차 E100 외에는 마땅한 친환경차 생산도 기대 난망이다. 관련업계에서는 경쟁업체와 전기차 등에 대한 기술 격차가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유동성 위기에 몰리다보니 미래 투자에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결과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쌍용차와 협력업체 임직원은 2만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쌍용차가 파산하면 이들은 하루아침에 실직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사회적 파장이 만만찮을 것이다. 그렇다고 대주주나 정부가 언제까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지원만 할 수는 없지 않는가. 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신화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저 애써 피하고 있을 뿐이다.

아무리 대기업이라도 수익이 나지 않으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그것이 더 큰 피해를 막는 길이다. 사회적 재화(財貨)가 무한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벼랑 끝에 내몰릴 수 있다. 우려된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어렵더라도 재취업 등을 통해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어쨌거나 쌍용차는 10년 만에 또다시 생사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현재로선 예단할 수 없다. 결과가 어떻든 엄청난 시련이 뒤따를 것이다. 이제 쌍용차 노사는 한정된 재원(財源)의 효율적 집행이 난항을 겪으면 기업은 물론 사회도 몸살을 앓는다는 점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과거의 영광 재현보다는 미래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래야만 오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