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 이영란 기자] 국내 자동차 애프터서비스(AS) 고객만족도가 지난해 처음으로 800점대에 올라섰다.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 최근 2년 상승세를 탄 결과다. 국산차 상승세가 완만한 데 비해 수입차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수입차의 약점이라고 하는 AS에서 수입차가 국산차를 곧 따라잡을 태세다. 국산차는 처음으로 800점을 넘어섰으나, 직영 서비스센터의 부진이 부담되고 있다. 이는 국내 대표 브랜드인 현대차와 기아,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도 예외가 아니었다.


자동차 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매년 7월 10만명 대상)`에서 최근 6년간(2015~2020) 자동차 AS 고객만족도를 국산차와 수입차, 직영센터와 지정/협력센터로 나누고 고객 만족도 추이를 비교했다.

■ 국산차도 상승 추세지만 수입차 상승세 더 빨라

2020년 국내 자동차 AS 고객만족도는 국산차 802점, 수입차 799점으로 평균 801점을 기록했다. 국산, 수입 모두 상승 추세에 힘입어 조사 이후 처음으로 평균 800점대에 안착했다.

수입차는 2015년 770점에서 6년 동안 29점 향상된 반면 국산차는 792점에서 10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22점이던 국산차 우위가 3점으로 줄어들어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수입차에 따라잡히거나 역전당할 가능성마저 점쳐진다.

직영 서비스센터를 기준으로 국산차와 수입차를 비교하면 그 양상이 달라진다. 근소한 차이로 앞서거나 비슷한 수준이었던 국산차(787점)는 올해 10점 이상 큰 차이로 수입차(799점)에 뒤쳐졌다.

국산차 직영 서비스센터는 지정/협력 서비스센터(804점)와 비교해서도 17점 낮게 평가됐다. 본사에서 직접 관리해 더 나은 시설과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고객 만족도는 더 낮고 그 차이는 벌어지고 있다.

■ 국산 `직영` 좋아지지 않으면 수입차에 역전 위기

직영센터 AS 만족도를 브랜드별로 비교하면 국산차 AS 경쟁력에 대한 위기감은 한층 더해진다. 2020년 비교 대상 23개 브랜드 중 △렉서스가 831점으로 1위였고 그 뒤로 △르노삼성 830점 △볼보 829점 △토요타 828점 △벤츠 824점으로 빅5를 형성했다.

국가별로는 렉서스와 토요타 외에 △6위 혼다(822점) △7위 인피니티(815점)까지 일본차의 강세가 돋보였다. 국산으로는 르노삼성과 함께 쌍용이 평균 이상으로 평가된 반면 그 외 4개(현대/기아/한국지엠/제네시스) 브랜드는 평균 점수 이하로 평가됐다.

이처럼 국산차 AS 경쟁력 위기의 주 요인은 직영서비스센터였다. 직영센터는 지정/협력센터에 비해 수적으로 훨씬 적음에도 지정/협력센터가 따놓은 국산차 고객 만족도를 까먹고 수입차에 역전당할 위기를 불러온 주범이 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작업환경과 고용조건을 갖춘 직영센터가 고객의 눈높이에서 가장 벗어난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국산차 직영서비스센터의 서비스 수준이 좋아지지 않으면 2021년에는 수입차의 역전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