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코스피가 6일 장중이지만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가 2007년 7월 25일 2000을 처음 돌파한 이후 13년 5개월여 만에 3000선을 넘어선 것이다. 이날 코스피는 등락을 거듭하다 전장보다 22.36포인트(0.75%) 하락한 2968.21에 마감됐다.

6거래일 연속된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은 일단 멈췄다.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전국이 몸살을 앓던 작년 3월 19일 코스피가 1439.43까지 급락했던 때와 비교하면 10개월도 안 돼 배 이상 올랐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1.49포인트(0.15%) 오른 987.25에 출발했으나 4.37포인트(0.44%) 하락한 981.39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급등 현상은 ‘동학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이끌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들이 팔아치우는 주식을 이들이 받아냈다.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증시로 몰리며 나타난 현상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도 시중 자금이 증시로 몰리는데 일조(一助)했다. 문제는 이렇게 증시에 몰린 돈 가운데 상당액이 부채라는 점이다. 더군다나 지금의 증시는 마땅한 호재가 있어 오르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현재의 실물경제를 볼 때 증시를 뒷받침해줄 눈에 띄는 소재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과열이라는 보고 있는 것이다.

실물이 뒷받침되지 않는 과열된 주가 급등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도 이러한 현상에 우려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21년 범금융권 신년사’를 통해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금융시장은 흔들림 없이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실물·금융 간 괴리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위기대응 과정에서 급격히 늘어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의 쏠림, 부채급증 등을 야기할 가능성에 각별히 유의하면서 시중 유동성에 대해 세심하게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신년사를 통해 “자산시장으로의 자금유입, 민간신용 증가 등 금융불균형 누증 위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만큼 금융안정 상황에 한층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우려의 배경에는 현재 우리나라 가계・기업・정부 등 경제 3주체가 떠안고 있는 부채 규모가 4900조원에 육박한다는 사실이 자리 잡고 있다. 가히 ‘빚공화국’이라고 할 정도가 아니냐는 위기감이 정부 내에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사실 시중 자금이 증시로 흘러드는 것은 기업의 자금 조달 측면에서 볼 때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이를 통해 실물경제에 선순환이 이뤄져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과열 현상에는 자칫 증시가 폭락할 경우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칠 위험성이 내재돼 있다.

특히 실물경제와 따로 가는 주가는 뒷심이 딸릴 수밖에 없다. 과거 우리 증시에도 이런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더군다나 지금과 같은 저금리 현상 역시 언제까지 계속될 수는 없지 않는가. 거품이 꺼질 때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개인투자자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사실은 우리 증시사(史)에 뚜렷이 남아있다.

투자자라면 누구나 주가 상승을 기대한다. 그러나 최근의 증시는 과열되었다는 분석이 끊이지 않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상적이라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빚까지 내 투자에 나서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 과도한 희망으로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냉철한 시장 분석을 통해 증시에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다시 한 번 되새겨야 봐야 할 것이다. 오르기만 하는 주식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