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 류관형 기자】최근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업용 부동산시장은 거래가 늘고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으나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돼고 임대여건 악화 등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2021년 시장은 개별 부동산 자산의 특성에 따른 초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KB금융그룹은 올 한해 상업용 부동산시장 여건을 진단하고 2021년 시장 전망을 담은 ‘2021 KB 부동산 보고서(상업용편)’을 발간했다.

‘2021 KB 부동산 보고서(상업용편)’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발간되는 보고서로, KB경영연구소가 선정한 상업용 부동산시장의 주요 이슈와 함께 설문조사를 통해 시장 여건과 향후 전망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살펴 본 것이 특징이다.

23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시장 전문가 조사 결과, 올해 시장상황에 대해 ‘후퇴기’ 평가가 다수를 차지했으며, 2020년 전망 대비 2021년 시장 전망이 나빠질 것으로 보는 의견들이 많았다.

또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1년 투자여건이 가장 나쁠 것으로 보이는 시장은 호텔, 상가·리테일, 가장 좋을 것으로 보이는 시장은 물류시설, 데이터센터로 조사됐다. 상가 거래가 늘고 가격도 오르고 있지만 상가 전문 중개업소 대표를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코로나19 장기화 및 자영업 경기 침체 등으로 공실 증가, 임대료 하락 등 투자 위험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2020년 상업용 부동산시장은 거래가 늘고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으나 경기 불확실성 지속, 임대여건 악화 등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2021년 시장은 개별 부동산 자산의 특성에 따른 초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상가 전문 중개업소 대표 206명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전년 동기 대비 매매 물건은 비슷한 수준이거나 감소했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임차물건은 증가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휴업이나 폐업 등이 늘면서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는 상가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경기지역 보다 서울에서 매매 물건이 감소했다는 의견이 많았으며 임차는 경기지역이 증가 의견이 많았다. 한편, 상권 유형별로는 52시간 근무제 시행, 재택근무 확대, 회식이나 모임 자제 등으로 매출 영향을 크게 받은 오피스 배후 상권에서 임차 매물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높은 비중을 보였다.

상가 임대료 수익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1층 공실에 대해 코로나19 이후 3개월 이상 비어 있는 장기 공실이 증가했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지역별로 장기 공실 증가 의견은 서울이 경기지역보다 많았으며 상권 유형별로는 오피스 배후 상권과 중심상권에서 공실이 증가했다는 의견이 높은 비중을 보였다. 

2021년 들어 공실 상황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별로는 경기지역 보다 서울이, 상권유형별로는 오피스 배후 상권, 주택가 배후 상권, 중심상권 순으로 공실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는 비율이 높았다.

한편, 매매가격의 경우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임대료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지역에서, 상권 유형별로는 중심상권, 오피스 배후 상권, 주택가 배후 상권 순으로 임대료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이 많았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가 17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7.4%는 2020년 시장 상황을 후퇴기와 침체기로 평가했으며 특히, 침체기라는 응답이 지난해 보다 높은 비중을 보여 시장 상항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많았다. 2021년 시장 여건에 대해서는 올해와 유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난해 보다 줄고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크게 늘어났다.

코로나19의 영향은 자산 유형별로 차이를 보이며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 받은 자산이 있는가 하면, 수요 감소 등으로 투자 위험이 커진 자산도 있었다.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은 코로나19 이후 투자자들의 주목이 집중되면서 2021년 가장 시장 여건이 좋을 것으로 보이는 시장으로 꼽혔다.

코로나19 이후 투자 방향 변화에 대해 우량 물건 중심의 소극적 투자로 바뀌거나 투자규모가 줄었다는 의견이 많은 가운데 코로나19 종식 시점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4.9%는 2021 하반기, 21.7%는 2022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1년 경제상황에 대한 긍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이 기대보다 더디게 진행되거나 장기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상업용 건축물 공급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공실 증가, 임대료 하락 등 임대여건이 악화 되고 있는 것도 시장에는 부담요인이다. 2021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어느때 보다 불확실성이 큰 한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KB경영연구소 김태환 연구위원은 “2021년 상업용 부동산시장은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큰 한해가 될 것”이라며 “양극화를 넘어 초양극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위험에 대한 대비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