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도로공사 첫 여성 사장 김진숙號 출발 ‘삐걱’...강제 퇴거 ‘과잉 대응’ 논란
[기자수첩] 도로공사 첫 여성 사장 김진숙號 출발 ‘삐걱’...강제 퇴거 ‘과잉 대응’ 논란
  • 황경진 기자
  • 승인 2020.05.2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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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간 풀어야 할 숙제 ‘산적’...고소고발 및 손해배상 소송.근무지 배치.임금 등 첩첩산중
황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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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경제신문 황경진 기자】한국도로공사(도공) 톨게이트 여성노동자들의 직접고용은 타결됐지만 여전히 이들의 최저임금과 원거리 근무지 배치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이렇다 보니 이강래 전 도공 사장의 뒤를 이어 지난 달 10일 취임한 김진숙 신임 도공 사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무엇보다도 도공 설립 51년 만에 첫 여성 사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지난 14일 톨게이트 여성노동자들이 도공에 직접고용된 신분으로 첫 출근하던 날 도공 측이 2015년 이후 입사자들에 대해  ‘해제조건부 근로계약서’ 작성을 요구, 계약서 작성을 거부하는 여성노동자들과 크고 작은 마찰로 양 측의 해묵은 갈등이 표출되면서 김 사장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도공  양양지사의 경우 계약서 작성을 거부하는 여성노동자를 강제퇴거 조치하는 과정에서 경찰을 동원해 바닥에 드러 누워 퇴거를 완강하게 거부하며 버티던 여성노동자를 발을 잡고 질질 끌어낸 사실이 드러나 과잉 대응 논란이 일었다. 

2015년 이후 입사자의 직접고용 여부를 선고하는 법원의 판결을 하루 앞두고 이 같은 불상사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도공의 강압적인 대처에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사태로 톨게이트 여성노동자들이 가입돼 있는 노동단체인 민주일반연맹은 도공의 책임자 사과 등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김 사장에게 이 전 사장의 전철을 밟지 않고 노사관계의 존중과 신뢰를 만들기 위한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양 측이 만남이 성사될지 여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김 사장이 현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는 민주일반연맹 측의 만남 제안을 수용하느냐 하지 않느냐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도공 안팎에서는 김 사장의 리더십이 톨게이트 노동자 문제로 시험대에 서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한 마디로 말해 이 전 사장 시절로 회귀하느냐 아니면 노사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는 셈이다.

도로공사 양양지사에서 지난 14일 톨게이트 여성노동자가 직접고용된 이후 첫 출근을 하던 날 2015년 입사자에 대해 '해제조건부 근로계약서' 작성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한 여성노동자를 강제 퇴거 조치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을 불러 강제로 끌어내는 과정에서 쓰러져 있는 여성노동자의 발을 잡고 질질 끌며 밖으로 끌어내 과잉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도로공사 양양지사에서 지난 14일 톨게이트 여성노동자가 직접고용된 이후 첫 출근을 하던 날 2015년 입사자에 대해 '해제조건부 근로계약서' 작성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한 여성노동자를 강제 퇴거 조치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을 불러 강제로 끌어내는 과정에서 쓰러져 있는 여성노동자의 발을 잡고 질질 끌며 밖으로 끌어내 과잉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양 측이 안고 있는 현안을 보면 우선 지난 7개월 동안 직접고용 여부를 놓고 노사 간 출동 과정에서 빚어진 고소고발과 손배청구 등의 취하 여부다. 법원이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의 '직접고용'을 판결하면서 도공이 법적분쟁을 고집할 명분이 사라진 만큼 타결에 큰 장애물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

근무지 배치 문제가 난제로 꼽힌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도공이 졸속, 일방적 근무지 배치를 강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수백km 떨어진 지역으로 원거리 배치를 해놓고 숙소대책도 없는 경우가 다반사고, 이미 지사배치를 통보해 놓고 몇 시간 뒤 다른 지사로 변경하는 등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민주일반연맹 측은 도공이 500여명에 달하는 인원을 전국 각 지사에 배치하면서 노동조합과 공식적 협의한 번 없이 진행, 일방적 노사관계로 파행을 불렀다며 협의를 통해 현재의 근무지 배치를 재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앞서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요금수납 업무가 아닌 고속도로 청소업무 등에 배치돼 업무 미숙으로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 사장이 이들의 요구에 어떤 답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