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 한화리조트서 ‘생명의 물결 1박 2일 캠프’ 진행
장기기증유가족, 이식인 등 90명 참가해 토크콘서트 등 힐링의 시간 마련

▲1박 2일 캠프 참가자들이 설악 한화리조트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월드경제신문=류관형 기자】한화생명(대표이사 차남규 부회장)은 3일~4일까지 양일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와 함께 한화리조트 설악 쏘라노에서 '생명의 물결 1박 2일 캠프'를 진행했다.

장기기증으로 생명 나눔을 실천한 유가족과 장기이식으로 새 생명을 찾은 이식인이 함께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개최하는 캠프다. 이번 캠프에는 장기기증인 유가족 및 이식인 등 90명이 참가했다.

캠프 첫날은 만남이라는 컨셉으로 힐링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다양한 레크레이션 활동을 통해 어색함을 없앴다. 장기이식인들이 여느 일반인처럼 건강하게 살고 있음을 몸소 보여주는 시간이기도 했다.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이 장기기증을 결정하기까지의 고뇌와 기증 후 감정들을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졌다. △16세 어린 나이에 갑작스런 뇌출혈로 뇌사 상태에 빠진 아들이 장기기증을 통해 8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사연 △뇌사 상태 아들의 장기기증을 어렵게 결정했지만 엄마도 아니라는 모진 말과 시선을 견뎌내야 했던 사연 △업무 중에 동료를 돕다가 추락사고로 의식을 잃은 남편의 선의를 기리며 장기기증을 통해 4명의 새 삶을 찾아 준 아내의 사연까지 다양했다.

각자의 사연은 모두 달랐지만, 단 한가지는 같았다. 나의 아이, 남편을 대신해 이식인들이 건강하게 잘 살고 있음에 감사했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아줄 것을 당부한 것. 이에 이식인들은 기증인의 이니셜이 새겨진 팔찌를 손수 만들어 유가족들에게 채워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유가족 남기주(여·64세)씨와 이식인 조은설(여·40세)씨는 꿈이 현실로 되는 하루를 보냈다. 지난 2014년 7월 15일 20대 후반 남자의 유가족이 기증한 췌장을 이식받아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조씨의 말에 남기주씨는 참아왔던 눈물을 쏟았다.

조은설씨의 사연은 장기기증 당시 아들의 나이, 장기기증 날짜, 심지어 병원마저도 똑같았기 때문이었다. 서로가 더 소중한 존재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두사람은 한동안 부둥켜안고 감사해 했다. 캠프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 역시 자신의 일인 것처럼 함께 기뻐했다

딸과 함께 캠프에 참가한 장기기증인 유가족 전수애(여·41세)씨는 “남편을 잃고 아이 셋을 돌보느라 도너패밀리 모임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사람들과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한 생각들을 나눌 수 있어 소중한 시간이었다.”라며, “어딘가에서 우리가족을 지켜보고 있을 남편을 위해 아이들과 더 잘살겠다. 이제부터는 많은 사람들에게 장기기증의 숭고함을 더 많이 이야기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박진탁 이사장은 “마지막 순간까지 생명을 나눈 기증인들과 숭고한 결정을 내려준 가족들이 있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새 생명을 얻고 희망을 되찾을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 성숙한 장기기증 제도가 정착되어 도너패밀리를 예우하고 칭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생명 정해승 디지털마케팅실장은 “이번 1박2일 캠프는 생명 나눔의 주인공들이 직접 참여하는 행사로 일반 시민들에게 장기기증의 소중함을 알려 장기기증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마련한 자리"라며, “한화생명은 앞으로도 생명 존중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9월 기준 장기이식 대기자는 3만6900여명이지만, 뇌사 장기기증자는 2016년 573명을 기록한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올해는 400여 명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의 2.8%인 약 142만 명이 장기기증서약에 참여해 미국, 영국 등에 비하면 참여율이 크게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