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일본, 싱가폴, 베트남, 러시아 등 9개국 어린이 참가
지역 예선 통과한 272명의 어린이 기사들이 열띤 대국 펼쳐

▲한화생명은 25일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제 18회 한화생명배 세계어린이 국수전을 개최했다. 이번 대회 국수부 우승은 김승구(만 12세, 전농초 6학년, 사진 오른쪽)군이 차지했다. 김성재(만 12세, 가고파초 6학년, 사진 왼쪽) 군은 아쉽게 패배해 2위를 차지했다.

【월드경제신문=류관형 기자】한화생명은 25일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제18회 한화생명배 세계어린이 국수전 결선을 개최했다.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폴, 베트남, 러시아 등 총 9개 국의 어린이 272명이 한 자리에 모여 결선 대국을 펼쳤다. 1만 명이 참가해 전국 24개 지역에서 펼쳐진 예선을 거쳐 온 실력자들이 모인 만큼 한 수 한 수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최고 실력자들이 경합한 국수부 우승자에게는 국수패와 함께 1000만 원의 장학금이 지급됐다. 각 부문별 입상자에게 지급되는 장학금 규모도 총 2750만 원에 달했다.

이번 대회 국수부 우승자는 김승구(만 12세·전농초 6학년)군이 차지했다. 김승구 군은 7살 때, 바둑지도사인 아버지의 권유로 바둑을 시작했다. 김군은 바둑을 시작한 후로 매일 10시간씩 연습하며 꿈을 키워왔으며, ‘한화생명배 세계어린이 국수전’에 참가한지 세 번째인 올해, 우승을 거머쥐었다. 존경하는 프로기사는 박정환 9단을 꼽았으며, 내년에는 프로 입단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승구 군은 “올해 6학년이라 한화생명배 세계어린이 국수전에 참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에 부담이 컸지만, 우승을 하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 세계 대회에 출전해 실력을 발휘해 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2등은 김성재(만 12세·가고파초 6학년) 군이 차지했다. 김성재 군은 경남 창원에서 바둑을 공부하고 있으며, 큰 대회의 참가 경험이 많지 않음에도 올해 한화생명배 세계어린이 국수전에서 결승까지 진출해 눈길을 끌었다.

참가선수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한국바둑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돌부처’ 이창호 9단이 대회장을 찾아 박지은 9단, 김혜민 8단, 오유진 6단과 함께 사인회를 가졌다. 4명의 프로기사는 5명씩 총 20여 명의 어린이 기사들과 지도다면기 대국을 펼쳐 바둑 꿈나무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기도 했다.

한화생명은 선수와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했다. 명지대 남치형 바둑학과 교수를 초대해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남교수는 90년 프로기사로 등단하고 서울대 영문과에 진학 후 교수의 길을 가고 있다.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고민이 많은 부모님들에게 본인이 직접 느낀 프로기사의 삶과 일반인으로의 삶을 이야기하며 조언을 전했다.

스키, 스키점프, 후르츠닌자 등 VR 게임을 즐길 수 있는 VR체험존, 가족들이 함께 참여하는 다트게임 등의 콘텐츠를 통해 흥미를 더했다. 아이들의 얼굴을 그려주는 디지털 캐리커쳐 이벤트는 어린이 선수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참가자들은 자기와 꼭 닮은 캐리커처를 보며 즐거워했다. 행운권 추첨을 통해서는 이창호 9단의 사인이 그려진 바둑판 등 풍성한 경품을 제공해 대회의 재미를 더했다.

한화생명 차남규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18년간 한화생명배 세계어린이국수전은 많은 바둑꿈나무들이 한국바둑의 든든한 차세대 주자로 성장하는 허브 역할을 해왔다”며 “어린 인재들의 소중한 꿈을 응원하고 육성, 발전시켜나가는데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생명이 지난 2001년부터 18년동안 운영하고 있는 '한화생명배 세계어린이 국수전' 은 프로 바둑 기사의 등용문으로 독보적인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매년 1만여 명의 어린이들이 참가하여 역대 누적 참가 인원만 20만 명을 넘는다. 우승자 17명 중 13명이 프로기사로 성장했다. 입단에 성공한 프로기사만도 32명이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