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새해 들어 연일 미세먼지가 나쁨 단계로 나타나 국민들의 활동에 지장을 줄 정도다. 미세먼지가 인체에 해롭다는 것은 다양한 연구로 이미 밝혀졌다.

미세먼지는 국내에서 발생한 것도 있지만 중국으로부터 유입되는 양도 상당하다. 수도권 미세먼지 가운데 중국발 오염물질이 차지하는 비중이 연평균 44%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미세먼지의 절반 이상은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사실 미세먼지는 공장 배출 오염물질이나 자동차 배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우리가 생활하는데 필요한 물건을 생산하는 공장을 문 닫게 할 수 없으니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선 우선 자동차 운행이라도 줄이는 게 중요하다. 서울시가 많은 논란에도 하루 50억원이나 들어가는 ‘대중교통 무료’를 추진한 것도 그래서다.

자동차 운행을 위해선 휘발유, 경유, LPG 등을 원료로 사용한다. 이것들은 대표적인 화석원료인 원유를 정제해 생산해 낸다. 그렇기에 사용 후 오염물질 배출은 필연적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 등 환경문제가 발생했고, 세계 각국은 지구를 살리기 위해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정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자동차와 관련해서는 오염물질 배출 기준 강화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해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시대적 추세를 따르지 않을 수 없어서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조류에 발맞춰 전기차용 충전소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더구나 찾아가기 불편한 곳에 설치하는 경우도 있어 정부가 목표량 맞추기에 급급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낳고 있는 실정이다.

사후 관리도 엉망인 경우가 많다. 애써 찾아가도 고장이 나 사용할 수 없었다는 지적도 빈발하고 있다. 수소충전소는 더 심하다. 전국적으로 10여곳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자동차 업체에게 친환경차 만들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정부가 국민 건강을 위해 미세먼지 감축을 추진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다. 그러나 그것에 맞는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공염불에 불과할 것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자동차로 인한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친환경차용 인프라 확대에 보다 적극 나서야 한다.

그래야 우리 자동차 업체들도 친환경차 개발에 더욱 힘쓸 것이다. 만들어 놓아도 사용할 수 없는 차를 어느 기업이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개발하려고 하겠는가. 정부 스스로 자문(自問)해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