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정부는 5일 국무회의에서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로써 추석 연휴는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열흘간으로 확정됐다. 역대 최장이다. 이른바 황금연휴가 현실화된 것이다.

정부가 추석 연휴를 늘린 것은 내수를 진작시켜 경기 활성화 효과를 누리겠다는 의도에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국내 관광 구조로는 정부가 바라는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히려 여행수지만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여행수지 적자폭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의 사드 보복의 장기화도 우리 관광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추석 연휴는 예년에 비해 유난히 긴데다 임시공휴일까지 지정됐으니 어느 정도 내수 진작에 효과는 있을 것이다. 고향을 찾은 김에 주변을 관광하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이다.

고궁이나 운동경기장을 찾는 사람도 증가가 예상된다.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지정한 것은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추석 연휴가 내수 진작과 경제 활성화를 촉진하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해 달라고 지시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최근 여행 추세를 보면 정부가 기대하는 성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웬만한 국내 여행에 드는 비용이면 해외여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동남아 여행의 경우 제주도 여행에 드는 비용보다 저렴한 상품이 많다. 하다못해 일본 여행 상품 가운데서도 국내 여행보다 저렴한 상품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모처럼 황금연휴를 이용한 해외여행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 기간 해외 항공권 예약률이 90%를 돌파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추석 때보다 높은 수치다.

정부가 기대하는 내수 진작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드는 까닭이다. 자영업자나 재래시장 상인들도 이렇게 긴 연휴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해외여행 증가가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휴가 길수록 해외여행이 늘어난다는 연구보고서도 있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해외여행이 늘어나는 것은 일반적 현상이다. 그러나 국내 관광산업이 내국인이나 외국인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을 정도가 되는지는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관광업계는 휴가철 한탕주의식 행태가 국내 관광산업 발전에 독이 된다는 지적을 곱씹어 봐야 한다. 국내 여행 상품이 해외에 비해 비싸기만 하다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것은 이러한 행태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올 추석 황금연휴가 내수를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되기 위해선 이러한 국내 관광 행태를 바꾸는 노력이 절실하다. 모처럼 맞이하는 황금연휴가 내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관광업계가 함께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