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본부 노조, 마사회 비정규직 80% 공기업
"마필관리사 부분 예·결산 내역 불투명, 감사원에 감사 청구"

[월드경제신문=홍수정 기자]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마필관리사 사망 사건 일주일 전 한국마사회가 말관리 전문가 양성을 위한 인재 모집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마사회에 따르면 최근 관련 직종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직업훈련과 채용을 연계한 사업을 통해 말 산업 전문가를 육성하고 구직난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마사회는 마필관리사 등에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 구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마필관리사는 원래 마사회 소속이었으나 1993년 개인마주제 시행 이후, 마주는 조교사(마방 총괄 개인사업자)에게 경주마를 위탁하고 조교사가 마필관리사를 고용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마필관리사는 마사회가 관리하는 사업장에서 일을 하고 처우와 업무에서 사실상 마사회 통제 하에 있지만 직접적인 고용계약은 조교사와 맺는다.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조에 따르면 경기도 과천에 서울경마장은 조교사협회와 마필관리사노조가 단체협약을 맺고 노동조건을 협의한다. 사용자인 협회와 근로계약을 맺기 때문에 고용도 안정적이다. 그런데 부산경남경마장은 조교사와 마필관리사가 개별 근로계약을 맺는다.

기본급과 야간경마수당·당직수당 등은 같지만, 보다 큰 성과급은 조교사 마음대로 배분할 수 있다. 조교사 말 한마디에 해고될 수 있기 때문에 성과급 배분에 문제가 있거나 인권유린을 당해도 항의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조의 상급단체인 공공연맹은 성명을 내고 정부여당과 마사회가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마필관리사 처우 개선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지난 29일 부산지역본부는 마사회에 대해 비정규직이 80%가 넘는 악명높은 공기업이라고 비판하고, 특이한 고용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 마필관리사를 포함한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요구했다.

마사회측는 마필관리사 고용방식에 대해 정규‧비정규직의 문제가 아닌 경마고유의 특성이 반영된 전 세계적인 공통된 고용체계라며, 금전적으로 부족하지 않은 수준의 연봉이 제공되도록 상금을 책정해 운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이번 사망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 등에 적극 협조하고 마필관리자들에 대한 노무행위와 근로여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마필관리사에게 지급돼야 할 경주장려금 일부(최소 10억원 추정)를 조교사협회가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주장려금은 개인마주제 전환으로 마필관리사와 기수·조교사가 한국마사회에서 분리된 뒤 기본생계비 지원 명목으로 1993년부터 지급되기 시작하다 지난해 폐지됐다.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조 제주지부에 따르면 경주장려금 중 마필관리사 부분 예·결산 내역이 투명하지 않고, 매년 집행하고 남은 잔액을 어떻게 썼는지 불분명해 지난 5일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