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홍수정 기자] LG그룹 물류 자회사인 판토스가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협력업체들을 상대로 낮은 가격에 운송계약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는 의혹이다.

YTN은 24일 한국선주협회에서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판토스가 운송료 인하를 강제적으로 유도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판토스는 입찰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참여 업체들이 제시한 운송료의 등급을 색깔로 미리 알려주는 이른바 '신호등 입찰'을 이용했는데, 원하는 운송료보다 낮으면 초록색, 비슷하면 빨간색, 높으면 검은색으로 표시하는 방식이다. 또 계약서에 기간과 물량을 뺀 채 운임만 적어 계약 내용을 임의대로 수정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판토스 측은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되는 일반적인 입찰 방식이며, 입찰 참여 업체들의 담합 방지를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판토스(Pantos Logistics)는 물류 운송을 주 사업으로 하는 LG상사의 계열사로서, 작년 말 기준 매출액 약 3조 원, 자산총액 9414억 원, 종업원 약 1500명 규모의 회사다.

주요주주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 상무를 비롯한 총수일가 4세들로, 재벌그룹의 대표적인 '일감몰아주기' 수혜 회사 중 하나로 꼽힌다. 작년에만 71%에 달하는 내부거래가 있었고, 대주주인 총수일가는 20억여 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