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홍수정 기자] 국내 3대 소주회사인 무학이 경쟁사로부터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직원을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 소주시장 70%를 차지하고 있는 무학은 ‘좋은데이’ 리뉴얼 상품을 출시하면서 지난 1일 임직원 10여 명에게 ‘목표량 달성 각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반 직원들에게도 개인별 신제품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한 각서를 받아 불만이 많다는 것.

각서에는 7월까지 신제품의 일정한 판매 증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직위와 직책을 해지하고 스스로 퇴사하며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한때 부산에서 90% 이상을 장악했던 대선주조와의 경쟁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선주조는 2007년, 전 대주주의 ‘먹튀 논란’으로 시장 점유율이 15%까지 떨어졌었다. 지난 10년간 회복하지 못했던 대선주조는 올 초 ‘순한시원’에서 도수를 0.6도 낮춰 새로 출시한 ‘대선블루’로 점차 판매량을 늘렸다.

업계에 따르면 대선블루는 지난 1월 20.4%에서 지난달엔 25.5%까지 뛰어올라 매월 60% 이상 높은 매출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충주에 공장을 짓고 수도권 시장 공략에 나선 무학은 홈그라운드인 부산에서 위협을 느끼고 직원들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무학은 영업조직 내부에서 자발적인 의지 표명으로 쓴 각서일 뿐 강요는 없었으며 다른 주류회사에서도 종종 있는 관례일 뿐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