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폐업 자영업자 8만9000명… 5년만 최대

【월드경제신문 김창한 기자】최근 경기악화와 과당경쟁으로 인해 자영업자가 10년 전보다 57만2000명(5.1%)이 감소한 가운데, 자영업자 대출이 240조 원에 달해 전년보다 14% 이상 증가했다.

신규 자영업자의 창업비용은 500만 원 미만(30.7%)이 가장 많았으며, 창업 전 사업 준비기간도 1~3개월 미만이 53.4%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자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안양 동안을)이 국정감사를 위해 기재부에서 제출받은 '자영업자 지원 사업 평가'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는 556만3000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의 21%를 차지했다. 그리스(32.0%), 멕시코(28.6%)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수치이며 OECD 평균인 15.9%보다도 10.8%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인 일본(10.9%)보다는 15.8%p, 미국(7.6%)보다는 19.1%p 높다.

하지만 최근 지속된 경기악화, 특정분야 과당경쟁 등으로 인해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은 지난해 556만3000명(21.4%)으로 10년전인 지난 2006년 613만5000명(26.5%) 대비 57만2000명(5.1%p)이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폐업 자영업자 수는 8만9000명으로 5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자영업자 폐업률이 높은 이유는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공급이 많았기 때문이며, 특히 식당이나 소매업이 상대적으로 창업이 쉬운 탓에 은퇴자나 자영업 희망자들이 소액 창업으로 몰렸다가 골목상권 경쟁 등에서 뒤쳐지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등록 자영업자(소상공인) 287만8816곳의 사업체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평균 매출액은 1억원, 영업이익은 2900만 원(매출액 영업이익률 16.1%)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대출은 약 240조 원에 달해 전년보다 14% 이상 증가했으며 자영업자의 악화되는 영업환경으로 인해 이들 중 대부분이 폐업해 소득 분위가 하위로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자 중 60% 이상이 여러 군데서 빚을 지고 있었다.

특히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58만1000명이지만, 고용원이 1명도 없는 자영업자가 398만2000명으로 전체의 71.6%를 차지해 대부분 영세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신규 자영업자의 창업비용은 500만 원 미만(30.7%)의 소규모 창업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2000만 원~5000만 원(21.8%), 5000만 원~1억 원(18.1%)의 순이며, 3억 원이상, 5000만 원~1억 원, 1억 원~3억 원 등의 창업비용 자영업자가 증가하는 등 창업비용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창업 전 사업 준비기간은 1~3개월 미만이 53.4%로 가장 높고, 3~6개월 22.0%, 6개월~1년 16.6%, 1년 이상은 8.0%에 불과하여 창업에 대한 준비는 매우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의 창업동기는 자신만의 사업을 직접경영하고 싶어서(50.0%), 다른 선택여지가 없어서(26.1%), 취업이 어려워서(9.9%) 등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의 창업 시 애로사항으로는 사업자금의 조달(28.9%), 사업정보 경영노하우 습득(21.4%), 판매선 확보 및 홍보(20.7%) 등 사업체 경영에 필요한 전반적 사항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자영업자는 50대가 30.8%로 가장 높으며, 증가속도 또한 50대가 가장 빠르게 나타나 고령화가 심각해지고 있다.

연령별 자영업자 비중은 50대 > 60대이상(26.7%) > 40대(26.2%) > 30대(13.4%) > 30세미만(2.9%)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50대이상의 고령층 비중이 2007년 47.1%에서 지난해 57.5%로 10.4%p증가해 자영업자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연령별 증가 속도는 50대가 연평균 1.6%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60대이상(증감율 1.3%)이며, 30대(-4.8%) 및 30세미만(-3.7%) 자영업자는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산업별 특징을 보면 도소매․음식숙박업의 비율이 31.7%,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24.7% 등으로 높아 일부업종 과밀화 심각했다.

대부분 산업에서 자영업자가 감소하는 가운데, 건설업과 전기·운수·통신·금융업은 소폭 증가하고 있으며, 감소 속도는 농림어업(증감율 -2.9%), 제조업(-2.2%), 도매 및 소매업(-1.5%) 등에서 빠르게 나타났다.

자영업자의 직업별 특징을 보면 지난해 기준 서비스·판매 종사자가 33.1%로 가장 많으며 다음으로 기능․기계조작 종사자(25.7%), 관리자․전문가(17.0%), 농림어업 숙련종사자(16.5%) 등이 많았다. 대부분 직업에서 감소하는 가운데 사무종사자(증감율 10.3%), 기능․기계조작 종사자(0.3%) 등은 증가하는 추세이다.

지난 2007년과 비교했을 때 기능․기계조작 종사자(2.7%p), 사무종사자(1.8%p) 등은 전체 직업 내 증가를 보였으며, 농림어업 숙련종사자(-2.6%p), 서비스·판매 종사자(-2.4%p) 등은 비중은 감소했다.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1999년을 기점으로 창업자금 지원 중심의 자영업자 지원 정책을 실시했으며, 2014년 9월 장년층 고용안정 및 자영업자 대책과 지난 2015년 1월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 마련, 2015년 5월 상가임차인 보호를 위한 상가 권리금의 법적근거 마련 등의 자영업자 지원 정책을 시행해 왔다.

최근 정부는 자영업자 지원 정책 방향을 전환해 자영업자에 대한 생애주기별 단계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지속되는 불경기와 소비 감소, 비전문 분야의 과당경쟁 등 환경악화와 자영업자의 창업준비 부족 및 고령화, 소규모 창업 및 노하우 부족으로 인해 자영업 부실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심재철 의원은 “자영업자 수가 방대하고 업종이 다양하기 때문에 잘못된 방식의 지원 정책은 자칫 독이 될 수 있으며, 자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체계적인 지원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며 “정부는 각부처별 자영업 지원정책 결과에 대한 성과평가를 강화하고 범정부 차원의 종합지원대책 마련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