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홍수정 기자] “본의 아니게 여러 이유로 과격한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진심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잘 인내하면 차후에 배려해 주신다.”

대림산업의 ‘업무수행 운전지식 및 요령’에 있는 내용 중 하나다. 현대 BNG 스틸 정일선 사장의 운전기사 갑질 매뉴얼에 뒤지지 않는다.

정일선 사장이 지난 21일 검찰에 송치된 사실이 알려진 후 재벌 3세의 갑질 행태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앞서 이해욱 대립산업 부회장도 이달 초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운전기사 폭행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이 부회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 혐의가 인정돼 지난 11일 기소의견으로 송치하고, 대림산업에 대해서도 시정명령을 내리고 수시 근로 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전 운전기사들은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에 오래 버티지 못하고 그만둔 것으로 고용부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지난해에만 교체된 운전기사가 4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부회장의 운전기사 갑질은 업계에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인사∙총무팀에서 운전기사를 관리하는 다른 대기업들과 달리 대림산업은 잦은 운전기사 교체로 대행업체를 이용해 인력을 공급받았고 이마저도 무리한 요구로 대행업체들이 거래를 끊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 부회장과 정 사장은 모두 갑질 논란에 공식 사과 하고 관련자들을 위로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진행상황은 알려진 바 없다.

한편 <여성동아>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재벌 3세로 처가는 모두 LG가다. 이 부회장의 아내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여동생인 구훤미 여사의 장녀 김선혜씨이고, 정 사장의 아내는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장녀 구은희씨로 서로 7촌지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