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유럽지역과 다층적 외교 구현

【월드경제신문=김미경 기자】윤병세 외교부장관은 17일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서 체코,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 중부유럽 국가 간 지역협의체인 ‘비세그라드 그룹’과 최초로 한-비세그라드 그룹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했다고 18일 밝혔다.

비세그라드 그룹 (현 의장국슬로바키아)은 체코,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현 의장국) 등 4개국으로 구성된 중유럽 지역협력체로서 지난 1991년 EU 및 NATO 가입을 목표로 창설됐고,이와 관련해 목표 달성 이후에도 상호협력 및 EU내 지역협의체로서 지속적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 6월 13일 서울에서 개최된 한-비세그라드 그룹 정무차관보 회의 이후 불과 한달 여 만에 이번 외교장관 회의가 성사된 것으로 양측이 상호 협력 필요성을 중요하게 인식한 결과라고 평가된다.

이번 한-비세그라드 그룹 외교장관 회의는 그간 우리 정부가 주요 지역 협의체들과의 협력채널 구축 및 중견국 협의체인 믹타(MIKTA) 출범 등을 통해 추진해 온 다층적·다면적 중견국 외교를 유럽으로 확대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이 날 윤 장관과 중유럽 국가 4개국 외교장관 및 수석대표는 이번 회의가 한-비세그라드 그룹 간 첫 번째 회의였음에도 불구하고, 한-비세그라드 그룹 간 협력 비전과 방향을 정립하였을 뿐 아니라 구체적인 협력사업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등 기대 이상의 실질성과를 거둔 것을 적극 평가했다.

먼저 양측은 △민주주의, 인권, 시장경제 등 기본가치 공유, △상호 보완적 경제구조, △역내 평화 및 안정에 대한 기여 의지 등을 바탕으로 공동번영 파트너십, 글로벌 거버넌스 파트너십, 문화융성 파트너십, 통합·통일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노력해 나가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러한 기치하에 양측은 △한-비세그라드 그룹간 협의 정례화, △비세그라드 그룹 국가들의 체제전환 경험 전수 및 한반도 통일 대비 관련 공동세미나 개최, △원자력 등 에너지 분야 협력을 위한 실무협력위원회 설립, △문화 및 청소년 교류사업 시행 및 △비세그라드 펀드(International Visegrad Fund)측과 서발칸국가 지원을 위한 공동사업 시행 등 구체사업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또한, 양측은 이번 회의에서 에너지 안보, 유럽 정세, 중동·북아프리카와 아프가니스탄, 한반도·동북아 정세 등 상호 공통 관심사안 및 국제사회의 주요 쟁점에 대해 진지한 의견교환 및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진데 대해 만족을 표했고, 각각 유럽 및 아시아를 대표하는 중견국으로서 이러한 논의를 기반으로 국제무대에서의 정책공조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대해 비세그라드 그룹측은 우리나라와 기존의 통상·투자 중심의 관계를 넘어 과학기술, 관광, 인프라, 문화, 교육 등 분야로 한국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을 희망했고, 원자력, 가스, 청정에너지 분야 실질협력 증진을 위한 실무협력위원회 설립을 추진해 나가자고 했다.

한편, 양측은 국민간 교류 증대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위해 문화축제 개최, 공연단 파견 등을 추진하는 한편, 비세그라드 그룹 개별국가들과 문화공동위 개최는 물론 청소년 교류협력 사업을 보다 적극 시행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공동언론성명을 통해 북핵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 입장,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동북아평화구상 등에 대한 비세그라드 그룹 국가들의 이해와 지지를 재 확인했고, 이는 우리 한반도 정책 추진에 있어서 EU 차원의 적극적 협력을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