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시사매일] 경마에서 기수와 조교사의 호흡은 경주 결과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경마도 엄연한 프로스포츠인 만큼. 선수와 감독에 비유할 수 있기 때문이고.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조교사와 기수는 우승 상금을 획득하기 위해 기승계약을 맺는 단순한 계약관계에 그치지 않는다. 때로는 감독과 선수로. 때로는 선배와 후배로 냉엄한 승부의 세계를 함께 헤쳐나가는 동반자라고 할 수 있다.

2월부터 프리기수에서 계약기수로 돌아간 기수들의 마방이 확정됐다. 계약기수로 전환된 기수는 김동균(3조) 문세영(35조) 문정균(40조) 박태종(38조) 부민호(43조) 오경환(18조) 이상혁(18조) 조경호(34조) 조인권(51조) 최범현(36조) 함완식(31조) 기수 등이다.

대부분 과거 소속돼 있던 마방과 다시 계약을 맺었다는 평가지만, 서로 자신에게 적합한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무엇 보다 중요하다. 그렇다면 프로기수에서 계약기수로 변경한 이들의 소속조 궁합은 어떨까?

지난해 1년간(2011년 1월 ~12월) 프리에서 계약기수로 전환된 기수를 대상으로 조교사별 성적을 분석한 결과 조경호 기수와 신우철 조교사가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경호 기수는 34조 마방 경주마에 196번 기승해 50승 2착 19회 복승률 35%를 기록해 조사대상자 중 최고의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최고의 한해를 보낸 신우철 조교사 옆에는 늘 조경호 기수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대 조교사로는 처음으로 1000승 달성과 2011년도 국내경마 최강자를 가리는 그랑프리 우승 뒤에는 '터프윈‘에 기승한 조경호 기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한해 통산 100승을 기록한 조경호 기수역시 우승의 절반을 신우철 조교사와 합작했으니 그야말로 천생연분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찰떡궁합을 과시하는 셈이다.

공공연하게 조경호 기수는 자신의 양 아들이라고 말할 정도로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이들이 올 한 해도 200점 짜리 시즌을 보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인권 기수와 김호 조교사의 궁합도 이에 버금간다. 지난해 조인권 기수는 51조 김호 조교사의 경주마에 193번 출전해 33승 복승률 33%를 기록했다. 데뷔 5년차의 조인권 기수는 지난해 70승을 거두며 기수 다승부문 3위를 오르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지난해 5월 최단기 개인통산 100승을 달성을 거두며 미래 한국경마를 이끌어갈 선두주자로 주목받았다. 40대 조교사의 기수로 볼 수 있는 51조 김호 조교사 역시 데뷔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인 연간 41승으로 다승순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기세가 이어진다면 신우철 - 조경호를 잇는 최고의 명콤비 탄생도 머지않아 보인다.

이외에도 최범현 기수와 36조 김양선 조교사가 19승, 문세영 기수와 35조 하재흥 조교사가 17승, 박태종 기수와 38조 박흥진 조교사가 8승, 부민호 기수와 43조 서정하 조교사가 8승, 오경환 기수와 18조 박대흥 조교사가 7승을 각각 기록했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서울경마공원 프리기수의 계약기수로 전환과 더불어 모든 기수들의 기승제한을 풀어 무제한 기승이 가능하다고 공지했지만, 기수협회에서는 계약기수와 프리기수 모두 1주당 최대 14두로 기승을 제한하고, 교육생 신분인 견습기수(교육원 3-4년생)는 6두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