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시사매일] ‘항공여행 대중화’를 목표로 지난 2005년 우리나라 저비용항공(LCC·Low Cost Carrier, 이하 LCC) 시장을 본격 개척한 제주항공(대표이사 김종철)이 대한민국 항공사(史)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애경그룹 계열의 제주항공은 지난 16일자로 연간 누적매출 2005억원을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국내 LCC 가운데 연매출 2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국내 LCC 5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올렸던 제주항공도 1575억원으로 마감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연말까지 2개월여를 앞둔 시점에서 2000억원을 조기돌파한 것은 LCC 시장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지표라 할만하다.

특히 올해는 고환율과 고유가, 동일본 대지진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당초 목표했던 2114억원을 훌쩍 뛰어넘어 약 18% 이상 초과된 2500억원으로 연간 매출목표를 수정했다.

제주항공의 연간 누적매출 2000억원 달성은 국제선에서 큰 몫을 해냈다. 10월16일까지 누적매출을 기준으로 국제선에서 1075억원으로 53.6%, 국내선에서 930억원으로 46.4%를 차지했다.

국제선 매출분포는 국가별로 일본, 태국, 필리핀, 홍콩 순으로 나타났다. 인천/김포/제주~오사카, 김포~나고야, 인천~키타큐슈 등 5개 노선을 운항 중인 일본지역 매출이 464억원(43.2%), 인천/부산~방콕 등 2개 노선을 운항 중인 태국지역 매출이 256억원(23.8%), 인천~마닐라, 부산~세부 등 2개 노선의 필리핀지역 매출이 182억원(17.0%), 인천/부산~홍콩 등 2개 노선의 홍콩지역 매출이 172억원(16.0%)을 각각 기록한 것.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제주항공은 올 연말까지 국제선 1,350억원(54%), 국내선 1,150억원(46%)으로 약 2,5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송객 10배 이상 성장 등 외형 확대

 

2006년 118억원을 시작으로 2011년 10월16일 기준 2000억원을 돌파한 제주항공은 연평균 80%가 넘는 매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2006년 취항 당시 김포~제주 1개 노선으로 시작한 제주항공은 현재 제주기점 김포, 부산, 청주 등 국내선 3개 노선과 일본, 태국, 필리핀, 홍콩 등 4개국 7개 도시에 모두 11개의 국제선에 취항하고 있다.

취항 첫해 12만5000명을 수송하며 1.5%에 불과했던 제주항공의 국내선 수송분담률은 올 9월말 기준으로 LCC 5개사 가운데 가장 많은 170만명을 수송하며 10.7%로 늘어났다.

신규노선 개척과 기존노선에서의 분담률 확대 등 외형적 요인과 함께 ▲기종 단일화 ▲신규노선 취항에 따른 항공기 가동률 확대 등 효율성과 생산성 높이는 등 내실을 기한 것도 매출신장의 원동력이 됐다.

제주항공의 눈에 띄는 매출 증가는 외형 성장과 함께 ‘가장 안전하고 편리하게, 가장 합리적인 비용으로 모신다’는 일관된 신념이 소비자의 신뢰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운항’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 지난 7월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국내 7개 항공사의 지연·결항률 통계에서 제주항공은 0.15로 대한항공과 함께 지연과 결항이 가장 적은 항공사로 조사되기도 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합리적 운임과 차별화 된 서비스로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가는 이른바 ‘제주항공 효과’로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과 동남아 등 근거리 국제선에서도 시장 재편이 가시화 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중국노선 신규진출과 일본, 동남아 노선 확대 등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주요 노선에 대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