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시사매일] 칼날 같은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이 다가왔다.

수원 강남여성병원에 따르면 추운 날씨가 연이어 나타나면서 양하윤씨(27)는 손발이 차고 저린 증상을 종종 겪게 되었다. 얼마전부터 대형 슈퍼마켓 계산대에서 근무하는 하윤씨의 손끝은 직업 특성상 하루 종일 키보드를 눌러야 하는데다, 외부 출입문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추운 공기에 장시간 노출되기 때문에 퇴근할 때가 되면 손톱이 멍든 것처럼 새파래져 있다.

잠깐의 증상이라 여기며 넘기려던 하윤씨는 날이 갈수록 손발에 저림과 통증이 동반되는 증상이 점점 심해져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 그곳에서 하마터면 심각한 상황에 이를 뻔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을 쓸어 내리며 본격적인 몸 관리에 들어갔다.

신속한 치료를 요구하는 수족냉증

수족냉증은 손이나 발에 지나칠 정도로 냉기를 느끼는 병이다. 수족냉증은 대부분 추운 겨울에 증상이 나타나지만 그렇다고 겨울에만 나타나는 병은 아니다. 따뜻한 곳에서도 손발이 시리듯 차가운 것이 바로 수족냉증이다. 손과 발 이외에도 무릎이 시리며 아랫배, 허리 등 다양한 신체 부위에서 냉기를 함께 느끼는 경우가 많다. 수족냉증의 원인질환 중 가장 흔한 현상은 레이노 현상이다. 추위나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되면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처음에는 손끝부위가 파랗게 변하다가 나중에는 혈관이 확장되면서 붉은색으로 변하는데, 이때 가려움증이나 통증이 함께 동반된다. 또한 수족냉증을 방치하면 자칫 생리통, 생리불순 등의 부인과적 질환으로 연결될 수 있으므로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수족냉증, 여성들은 특히 주의

수족냉증은 자율신경계인 교감신경 반응이 예민해지면서 혈관 수축이 일어나기 때문에 호르몬변화가 심한 30~40대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지만 최근 들어 20대 여성의 발병률이 증가하면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수족냉증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여성은 초경, 임신, 출산, 폐경 등 호르몬변화가 빈번히 일어나 자율신경계와 혈관 확장 및 수축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또 키나 체중에 비해 근육량이 적다는 신체적 특성으로 인해 남성보다 여성에게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스트레스가 심하게 쌓이면서 혈액순환이 힘들어지면서 수족냉증 뿐 아니라 각종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우려도 높다. 특히 전업 주부의 경우, 운동량이 부족해지기 쉬운 생활 습관 뿐 아니라 빨래, 설거지 등의 기온이 낮은 환경에 많이 노출되어 혈액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임신 및 출산의 과정에서 영양분이나 철분이 부족하게 되어 수족냉증이 발병하기 더욱 쉬우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합병증이 무서운 수족냉증, 생활습관 교정으로 치료 가능

수족냉증 치료의 목표는 증상의 정도를 줄이고 조직 손상을 막는 것이며, 가장 중요한 치료는 생활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다. 수족냉증이라 해서 손과 발만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 반신욕이나 족욕은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여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항상 보습에 신경 써야 하며, 스트레스 조절능력을 키우면 도움이 된다. 숨을 천천히 심호흡하는 복식호흡운동은 스트레스 완화에 좋은 효과를 보인다. 흡연은 무조건 삼가야 하며, 혈관을 수축시킬 수 있는 피임약, 심장약, 편두통약, 혈압약 등은 의사 처방이 아닌 임의 복용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근육량을 늘리기 위한 근력운동이나 심폐운동과 함께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또 충분한 숙면과 함께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도 수족냉증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수원 강남여성병원 전문의 성영모 원장은 “손발이 차갑거나 저리고 통증이 온다고 하여 모두 수족냉증으로 보기는 힘들다. 수근관증후군, 척추관협착증 등의 관절 질환이 있는 경우 역시 손발 저림이나 통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위해 바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간혹 증세가 심각해지면서 주위 사람들과의 접촉에 대해서도 부담감을 느끼게 되는 심리적 위축 현상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수족냉증에 대해 가볍게 여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 받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