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국가경쟁력위원회 위원장이 투기적인 한국 금융시장 환경에서 환율을 시장에 맡겨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3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가진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춘포럼에서 "올해 경제회복의 최대 복병은 환율이 될 것"이라며 "환율을 시장에 맡겨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경제가 펀더멘털에 의해 움직인다면 시장에 맡기는 것이 맞지만 투기거래에 의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방치하는 것은 틀린 것"이라며 "만약 시장에 맡기는 것이 맞다고 하는 사람은 카지노 자본주의를 신봉하는 자"라고 말했다.

그는 "외환시장에서 환율을 결정하는 80~90%가 실수요가 아니다"며 "일례로 2007년 기준으로 주식거래 잔액이 100조 달러, 파생상품거래가 1144조 달러를 기록해 증권거래가 파생상품거래의 10배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투기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시장 개입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강 위원장은 "한국 역외외환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이며, 한국 옵션거래 규모는 전세계의 68%를 차지한다"고 설명하면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출구전략과 관련해서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위원장은 출구전략과 관련해 "서머스 미국 백악관 경제위원장 등 유명인사들의 발언을 예로 들어 '정책 실수를 해도 많이 하는 것이 더 낫다' '출구전략 정책은 늦게 하는 것이 빨리 하는 것보다 낫다' '획일화된 정책은 맞지 않다' 등 3가지가 기준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적으로 다른 나라보다 출구전략을 빨리하는 것은 데미지를 입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들의 경우에도 올해 환율이 큰 복병이 될 것이라며 현재 상황을 낙관하기 보다는 재투자에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올 해 5% 경제 성장전망은 낮은 기저효과 영향이며 정상적이라면 2%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숫자에 현혹되어서는 안된다는게 강 위원장의 지적이다.

강 위원장은 "자체적인 노력의 결과도 있기는 했지만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기업들의 이익에는 환율 효과가 컸다"며 "지난해 기준으로 외형의 8%가 환차익에 의한 이익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이것보다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성과급이나 배당으로 지출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하면서 "시설투자나 연구개발 등 재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